선생님 때문에 우리 집 양반이 자꾸 나를 괴롭히니 선생님이 책임지세요."
60대 부부가 상담을 위해 찾아왔다. 아내는 필자의 이 칼럼 때문에 뒤늦게 남편이 다시 잘 해보자며 자기를 못살게 군다며 불평하였다. 폐경 후에는 점점 뜸해져서 안하니 너무 편하고 좋은데, 왜 굳이 해야 되냐며 불만이 상당하였다.
이 부부의 경우 물론 섹스리스에 가깝게 된 이유는 재미없고 만족스럽지 못한 섹스, 성교통, 부부간 친밀감의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얽혀 있었지만 섹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설명을 해야 했다.
섹스는 왜 굳이 해야 하는가? 1차적으로는 '본능' 때문이다. 성적 본능 때문에 인간도 성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물론 적절한 절제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사람이 성적 본능을 가진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거나 죄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밖에 "자식을 얻기 위해서"라는 대답에서부터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쾌락을 위해서", "습관적으로" 등 다양한 답을 들을 수 있다. 어느 하나 틀렸다고 얘기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사실 성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은 당시의 사회 문화와 역사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정답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종족 보존과 상관없는 섹스의 빈도가 훨씬 더 높고, 결국 나머지 답들을 대표하자면 쾌락 추구가 아니겠는가. 나아가 섹스를 통해 욕구 불만과 긴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확인하고 확인받고, 그로 인하여 생활의 원동력인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1차적인 재미나 쾌락의 추구뿐 아니라 생활 에너지의 재생산이라는 개념으로까지 확대된다고 하겠다.
지난 2006년 제약회사 화이자에서 성생활에 대한 글로벌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행복한 결혼과 부부간 관계 유지에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필수인가?'라는 질문에 전 세계 응답자의 69%가 '그렇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이 조사에 참여한 전 세계 남성의 87%는 성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배우자에 대한 강한 애정 관계를 갖는데 중요하다고 하였다.
부부 성생활의 만족도가 행복한 부부 생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에 전 세계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행복한 부부 생활, 더 나아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성생활을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 가려는 용기를 가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