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요소 1
남자 화장실, 안 가봤으면 말을 말아!
혼자 사는 남자의 화장실, 가본 적 있나? 아직 안 가봤다면 축복으로 알지어다! 혼사남의 화장실은 그야말로 상춘객으로 미어터지는 봄날의 여의도 한강공원 공중화장실과 다를 바가 없다. 씻기 위해 들어선 그곳에서 여기저기 널린 의문의 ‘털’들, 잭슨 폴락의 작품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변기와 세면대와 거울, 너덜거리는 변기 뚜껑과 샤워 헤드를 먹어치운 곰팡이들이 조화를 이룬 풍경과 마주한다면, 당장의 ‘거사’를 위한 욕구는 둘째치고 그와 함께하는 분홍빛 미래에 대한 환상까지 와장창 깨질지도 모른다. 아무리 깔끔하고 그루밍에 신경 쓰는 남자라 해도 이것보다 조금 나은 정도다. 어딘가 퀴퀴하고 시큼한 냄새까진 굳이 디테일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아무튼 다른 때라면 몰라도 중요한 ‘첫날밤’의 분위기를 망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 자명하다!
위험 요소 2
이거… 언제 빨았어?
남자가 아무리 깔끔해도 침대 시트며 베갯잇 빨래까지 꼼꼼히 챙기긴 힘든 법이다. 대체로 연례행사거나 아니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까지 쓰다가 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보면 된다. 정체 모를 누런 얼룩 정도야 눈 딱 감고 모른 척한다 해도, 땀내와 쉰내가 뒤섞인 일명 ‘꾼내’ 혹은 ‘홀아비 냄새’에는 절로 얼굴을 찌푸리게 될 거다. 그렇다고 방바닥에서 할 순 없잖아?
위험 요소 3
한번 발을 담그면 못 헤어 나올지도?
그와의 첫 섹스는 이후의 무수한 섹스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셈이다. 그런데 첫 섹스를 (그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아늑하고 무엇보다 ‘돈이 안 드는’ 그의 집에서 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대부분의 데이트 코스는 자연스럽게 ‘그의 집’에서 마무리될 확률이 99%다! 물론 머잖아 그의 집에 익숙해진 후에는 제법 편안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 그가 자신의 은밀한 공간에 당신을 들이는 것도, 다 좋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데이트 코스일 때의 얘기. 굳이 첫 섹스 장소로 택할 필요는 ‘저어언혀’ 없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