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9일 오후 경찰들이 서울 성북동 일대 산에서 박 시장을 수색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박 시장, 시에 “아파서 출근 못해”
9일 오전 관사서 외출, 연락 끊겨
딸 “이상한 말을 남기고 나갔다”
8일 서울경찰청에 고소장 접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9일 경찰에 접수돼 경찰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전날 경찰에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고소장이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시장의 딸이 오늘 오후 5시17분 112신고센터로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어진 위치를 확인해 소재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주한 핀란드대사관과 성북구 삼청각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기동 2개 중대와 드론, 경찰견 등 형사 기능을 동원해 박 시장의 소재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전날 경찰에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에 고소인이 전날 고소장을 들고 와 신고했다. 고소인 조사를 받고 갔다”며 “접수된 사건은 경찰청장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박 시장에게 연락을 취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44분쯤 종로구 가회동 소재 서울시장 관사에서 나와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외출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하루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공지했다. 박 시장은 당초 이날 오후 4시40분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을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박 시장님이 ‘몸이 아파 출근할 수 없다’고 알려왔고 이에 따라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몸이 편찮으실 때 ‘오늘은 아파서 출근이 어렵다’고 알려온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출근을 안 한 날이 많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성추행으로 고소된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 직원은 “직원들이 그 같은 내용을 알 위치도 아니고, 알 수도 없는 데다 그런 낌새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관련 사항을 확인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고소건이나 민원 등이 접수된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인 8일 오후 박홍섭 전 마포구청장과 이동진 도봉구청장,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한 뒤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1시44분까지 텔레그램 접속 기록이 남아 있으며, 오후 9시 현재까지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이게 또 미투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였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