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메소드 연기를 펼치며 몰입하기
“내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배우가 된 것 같은 상상을 하며 자신감 있게 즐겨요.” -연애 칼럼니스트 박진진(<왜 나는 항상 연애가 어려울까> <연애가 필요해> <연애, 오프 더 레코드>의 저자)
섹스를 할 때 선호하는 속옷은 하얀색의 심플한 스타일이에요. 야한 속옷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야한 속옷으로 인한 시각적 자극보다 ‘속옷을 벗기는 과정’에서의 반전이 그에게 훨씬 큰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죠. 실은 야한 속옷을 능가하는 제 몸매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기도 하고요. 물론 100% 완벽한 몸매는 아닐지라도, 저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려 해요. ‘내 몸매가 그 누구보다 섹시하고 아름답다’는 마인드로 침대 위에 오르는 거죠.
그렇게 심플한 속옷과 자신감을 장착한 뒤, 침대에 오르면 저의 필살기인 메소드 연기력에 시동을 걸어요. 초반부에는 마치 한없이 정숙하고 경험 없는 여자인 양 숙맥 연기를 시작하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그의 손을 밀치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하며 그를 애타게 하는 거예요. 몹시 애타하는 그를 보며 저의 흥분 지수도 급상승하게 되죠. 그런 간질간질한 밀당 타임 끝에, 본 게임이 시작되면 영화의 베드신에 등장하는 섹시한 여배우 모드로 전환해요. 눈빛부터 표정, 몸의 움직임, 그리고 신음 소리까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섹시함을 최대한 극대화해 발휘하는 거죠.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신음 소리예요. 어설프고 과장된 소리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거예요. 때로는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는 소리처럼, 때로는 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소리처럼 그때그때 느낌대로 말이에요. 언제나 그런 귀엽고 섹시한 신음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짜릿한 오르가슴이 느껴진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아무런 자극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죠. 하지만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마치 느낀 것처럼 연기를 해요.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신음 소리뿐 아니라 이전에 오르가슴을 느꼈을 때 내 몸의 변화를 기억했다가 그대로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아찔한 신음 소리를 구사하거나, “기분이 끝내줘“ “너무 좋아”, “네가 제일이야”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요. 현란한 오르가슴 연기를 선보인 뒤, 그에게 “오늘 진짜 제대로 느꼈지?”라는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그는 저를 대만족시켰다는 성취감에 귀여운 강아지처럼 즐거워하더군요. 일종의 ‘페이크’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꼭 그를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오르가슴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런 ‘느끼는’ 연기를 통해 저 역시 섹스에 진심으로 몰입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몰입하다 보면 뜻밖의 짜릿함과 실제로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행운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요.
심플한 속옷과 평범한 스킬만으로도 침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 섹시한 여자로서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섹스를 즐기는 비결이라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다’라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영화 속 베드신을 촬영하는 배우처럼 섹시한 대사와 액션 필살기를 발휘하는 거죠. 과도한 설정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침대’라는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