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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외 사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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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울의 모 대학신문 편집팀과 짤막한 섹스 문답 인터뷰를 했는데, 그 질문지를 받아 들고 한동안 울적했다. 내 일상에 섹스를 포함시킨 순간부터 오랫동안 혼자 끙끙 앓던 이슈들이 아직도 그 문답에 들어있었다. 아래는 질문 내용 중 하나다:
 
Q. 많은 학생들이 피임법으로 질외사정을 택하는데 질외사정은 임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정을 하지 않아도 전립선 액만으로도 임신이 가능한가요?
 
질외사정은 말 그대로 절정 직전에 페니스를 질에서 빼내어 사정하는 것이다. 전문의들이 피임법으로 질외사정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페니스를 빼는 타이밍을 놓치기 쉽고, 또 흥분했을 때 남자의 전립선 액에 정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2011년, 미국 뉴저지 헐 앤드 프린스턴에서 테스트한 리서치에 따르면 27명의 남자 중 37%가 사정 전 전립선 액에 정자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니 우연한 임신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질외사정이 정말 딱이다(?).
 
언젠가 남자친구와 노래방에서 퀵 섹스를 했다. 그것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불투명한 노래방 창문 너머로 누가 쳐다볼까 시작부터 온몸에 소름이 돋고 섹스 내내 불길한 상상을 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절정을 느낀 남자친구가 급하게 페니스를 빼다 정액이 내 몸은 물론, 노래방 구석구석에 튀는 바람에 부랴부랴 시간을 연장하고 우리의 ‘흔적’을 닦느라 고생했다. 엉뚱한 곳에서 청소만 하는 것으로 그 날 질외사정 해프닝이 마무리된 건, 다시 생각해도 하늘이 도우셨다. 아무리 섹스가 좋아도 수명을 단축시킬 법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하는 건 좀 아니잖아. 그 날 이후 콘돔은 내게, 단순히 피임법이 아니라 심신의 안정을 돕는 힐링 도우미가 되었다.
 
No Condom, No Sex를 필생의 만트라인 양 읊어대도 불안전한 섹스를 한 나의 과거는 남아있다. “뭘 보고 그때 R을 믿었어요?” 하고 누군가 물어본들 ‘제대로’ 대답하긴 힘들다. 얼굴이 마음에 들었고, 키스를 너무 잘 해서 그랬다고 어떻게 말하냐. 스스로 멍청했다고 인정하는 일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힘들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팁을 계산하기 위해 내 남자가 지갑을 꺼낸다. 벌려진 지갑 안, 사진을 끼워놓는 투명한 앞주머니에 콘돔이 보인다. 준비성이 철저한 남자다. 언제 어디서 우리가 눈이 맞아 누울지 모르니 말이다.
 
이 남자는 믿는다. 그가 나를 향한 마음, 사랑. 하지만 그의 성기는 믿지 않는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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