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를 끼지 않던 사람에게 착용을 권하면 처음에는 주저하게 된다. 너무 튀어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거나 혹은 선글라스는 특정 직업의 사람들이 착용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렇게 거부하는 사람들도 막상 선글라스를 한 번 착용해 보면 달라진다.  
 
 눈을 보호해주고 편안한 시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멋스럽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글라스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착용 전에는 거부반응을 보이듯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줄을 모르고 막연히 거부감을 가지는 것 중의 하나가 성관계 때 사용하는 윤활제이다.
 
 불감증해소를 위해 이쁜이수술을 한 주부가 있었다. 그녀는 수술 후 처음 윤활제를 권했을 때에는 아주 난감해 했다. 이전에 한 번도 윤활제를 사용해 본 적이 없었고, 윤활제는 직업여성이나 사용하는 것이란 막연한 거부감까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윤활제를 한 번 사용해보고는 너무 좋아했다.
 
 본인의 성감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남편도 아주 만족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전에는 성기를 삽입하면 뻑뻑한 느낌이 들어 불편했는데 윤활제를 사용하니 그런 느낌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짜릿한 느낌이 들어 꼭 신혼 때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성관계 때마다 빼먹지 않고 항상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사회에서 성관계 시 윤활제 사용은 아직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이유를 짐작해보면 ‘무척 밝히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배우자에게 먼저 말을 꺼내기도 힘들다. 또 무언가 도구의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이 왠지 내가 부족한 것 같아서 꺼려지기도 한다. 이 외에도 삽입 전에 사용하다보니 귀찮기도 하고, 또 분위기를 깰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미끌미끌한 느낌이 싫어서,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몰라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윤활제 사용은 선택사항이지만 윤활제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폐경기 여성이나 수유 중인 산모는 낮은 에스트로겐 수치로 인해 질건조증이 오기 때문에 성관계 때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윤활제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질염,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불안장애 등으로 애액 분비가 적은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다. 윤활제를 사용하면 성교통을 덜어주고 성감을 더 좋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소 분비액이 충분한 여성은 사용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성은 준비가 덜 되었는데 남성은 빨리 일을 끝내고 싶어 할 때나 항문섹스를 할 때는 분비액이 잘 나오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전희행위를 할 때 윤활제를 신체 곳곳의 성감대에 발라 러브플레이를 한다면 성적 쾌감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
 
 삽입성교에서는 더 부드러우면서도 색다른 느낌이 들어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많이 흥분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단순히 바르는 것 이상의 터치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섹스테크닉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올바른 선택이 중요한데 다음 주는 좋은 윤활제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제 윤활제에 대한 색안경은 벗어던지고 애액이 많은 여성이든 적은 여성이든 간에 일단 침대맡에 윤활제를 비치해 두고 사용해 보자. 전에는 몰랐던 색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