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남자들은 성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자신에게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개선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성욕이 낮은 섹스리스의 남자인 경우는 좀 다르다. 이들의 특징은 총각 때는 정상적인 성욕을 보이지만 결혼하면서 성욕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총각 때는 상대를 자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한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 되면 문제가 드러난다. 그래서 섹스리스의 원인이 자신의 낮은 성욕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심한 경우에는 성관계가 결혼생활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없다. 그래서 섹스리스인 남자가 스스로 치료기관을 찾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건강한 배우자의 강압적 요구에 의해서 병원에 오게 된다.

하지만 섹스리스인 남편을 둔 모든 아내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는 남편의 성적 요구가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기다리다 지쳐서 가끔은 먼저 하자고 요구도 해보지만 여자로서는 꺼내기 힘든 말이고 또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다. “게다가 부부간에 섹스가 뭐 그리 중요하냐?”라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 자신이 섹스에 환장한 여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더 이상은 말도 꺼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불행한 결혼생활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이혼할 마음이 없는 여성은 정상적인 성생활은 포기하지만 임신만은 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를 기다리는 주위의 시선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라도 낳으면 여자로서의 자존감이나 정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임신은 더욱 불행한 가정을 만들 뿐이다. 섹스리스인 남편은 치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어쩌다 요구한 성관계로 임신해서 아이를 낳으면 이 여성은 남편이 아닌 아이와 유착관계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부부간의 사랑은 더욱 결핍되고, 사랑이 결핍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건강하게 양육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지닌 성인으로 자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남편이 섹스리스라면 아내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아내의 태도에 따라 불행한 가정이 될 수도 있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도 있다.  

첫째로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절대로 임신하면 안 된다. 어쩌다 한번 가진 성관계에서 덜컥 임신이 되고 나면 여자의 처지에서는 자식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보다는 남편의 치료가 우선이다.

다음으로는 남편의 치료를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정말 어렵다. 애당초 섹스리스인 남자들은 섹스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당신이 성적 욕구가 없는 것이 혹시 나로 인한 것일 수도 있대요. 치료를 위해서는 당신이 도와주어야 한다는데 같이 가주면 좋겠어요”라고 아내의 문제인 것처럼 부탁조로 말하는 것이 좋다. 성적 자존심이 강한 남자들은 ‘네 문제’라고 하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아내는 아주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끌지 말고 “같이 치료 받을래? 아니면 지금 당장 이혼할래?”하고 남편에게 조건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어차피 남편이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이혼도 하지 않는다면 이 결혼은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불행한 결혼생활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