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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불루 란
크사

어찌 그리 다른가. 서양에서는 규칙적 성생활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규칙적으로 사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불용설이 동원된다. 정액은 계속 만들어 지는 것이므로 이를 적절히 배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유다. 반면 동양에서는 ‘정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이니 정의 소모를 피하라’고 한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 선생은 ‘보통남자는 1되 6홉 정도의 정을 몸에 지니고 있다. 전성기에도 겨우 3되에 불과하다. 한 번의 방사에 반 홉의 정이 소모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정을 소모하기만 하고 보태주지 않으면 병이 생기고 수명이 단축된다’는 협박성 말을 서슴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많이 하라는 것이고, 동양에서는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쾌락은 즐기되 정을 아끼라’는 타협안을 차용했다. 이름하여 ‘접이불루’. 섹스는 하되 사정은 하지 말라. 즉 남자가 사정하려는 순간 마음을 굳게 먹고 PC근육을 조여 정액 누출을 강제로 막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커다란 오류가 있다. 믿고 싶은 대로만 믿는 한국인 고질적 태도의 산물이다. 이런 오해 때문에 40대 이상 한국 남자의 60%가 전립선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가 된다는 주장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만들어진 정액의 사출을 괄약근 조임만으로 참는 행위는 전립선액을 역류시켜 전립선 비대나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 ‘참으면 병 된다’는 속담을 기억하자.

우리 선조들이 이토록 무지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부끄럽게도 후손들이 ‘정’과 ‘정액’이 같은 것으로, 또는 각종 문헌에 등장하는 정액을 수분 80~90%와 단백질 2·6%, 염류 1~2%, 지방 0~2%로 구성되어 있는 체액으로 잘 못 해석한 탓이다. 옛 문헌을 해석하려면 글이 쓰여진 당시대의 총괄적인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동양의학 또는 양생학은 동양철학을 기본으로 하는 실용학문 중 하나였다. 여기서 ‘정’이란 분자식으로 환원되는 물질이 아니라 우주만물의 생멸 주체이자 생명의 기본개념인 정기이다. 그리고 정액이란 바로 이 정기가 포함된 체액를 말한다.

정은 그 형체가 없다. 비물질이다. 생명의 근원에너지인 정기는 살아있는 우리 몸 안 구석구석에 흩어져 있다.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도 모두 정기의 활동이다. 그래서 생명이 살아있음 그 자체가 곧 정기의 소모요 새어나감 즉 누설이다. 도가에서 말하는 누진통(漏盡通)이란 ‘새어나감이 다해 더 이상 정의 소모가 없는 경지’를 말한다. 살아있으면서도 산 것이 아닌 경지다.

어쨌거나 음욕이 동해 방사를 하면 정기가 명문혈(배꼽과 대칭되는 등에 있는 혈자리)에 집중적으로 모여 형체를 가진 체액 속으로 들어가 정액이 된다. 그러니 접이불루의 본래 의미는 정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아예 명문혈에 모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오직 기공체육의 한 분야인 방중술을 제대로 익혀 기운조절이 가능한 수준인 남성에게나 해당될 뿐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아예 방사 그 자체를 피하라고 한 것이다.

여기서 우천산풍의 천기누설. 정기가 명문혈에 모이는 시점을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는 징후가 있다. 체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기가 명문에 모이면 곧 등에 땀이 배기 시작한다.

남성들이여, 진정한 접이불루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잔등이나 허리에 땀이 배지 않을 만큼의 강도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그리고 오래오래 해라. 누구에게나 큰 행복은 천천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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