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때 분비액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는 여성들이 있다. 미끈미끈하고 철벅 철벅한 느낌도 싫지만 침대 시트까지 젖는 것이 꼭 소변을 본 것 같아 민망스럽다고 한다. 이런 고민 때문에 내원한 40대 중반의 여성은 평소 분비물이 많지 않으므로 냉은 아닌 것 같고, 성관계 전에는 꼭 소변을 보기 때문에 소변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서 보니 여자도 사정을 한다던데 혹시 그런 것은 아닌가요?”라며 얼굴을 붉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자는 남자처럼 정액을 분비하는 기관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정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자의 요도에는 남자의 전립선과 비슷한 ‘스킨(skene)씨 관’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사정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 여자가 성적흥분상태에 이르면 스킨씨 관에 분비액이 많이 모이게 된다. 그 후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모여 있던 분비액이 1회, 또는 2~3회에 걸쳐 요도를 통해 분출하게 되는데 이것을 ‘여자사정(female ejaculation)’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오르가슴에 도달한 여자 중 극히 일부만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여자사정에 대해 잘 못 알고 오해를 하고 있다. 그 첫째가 성관계 때 나오는 질 분비물이나 소변을 두고 사정으로 오인하는 경우이다. 여자 사정액은 맑고 투명하기 때문에 불투명하면서 끈적 끈적한 질 분비물이나 애액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그런데 소변도 맑기 때문에 사정액과 소변을 구별하기도 힘들다. 이때는 양으로 구별한다. 여자의 요도에는 많은 양의 사정액을 저장할만한 해부학적구조가 없기 때문에 사정액은 대략 10㏄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10㏄가 넘는 양이 나온다면 소변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시트가 흠뻑 젖어도 사례의 여성과 같이 성관계 전에 미리 소변을 보기 때문에 소변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복압성 요실금이나 과민성방광증세가 있을 경우 자신은 소변을 다 봤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방광에 소변이 남아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나오게 된다. 

또 냄새로도 사정액과 소변을 구별할 수 있다. 사정액은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약간이라도 냄새가 나면 소변인 것이다. 사정액과 소변은 사정되는 시기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여자의 사정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역시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 일어난다. 그래서 성적으로 흥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출되는 것은 질에 고여 있던 애액이나 방광에 자극이 가해져 소변이 나오는 것이지 사정현상으로 볼 수 없다. 또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 분출된다 하더라도 모두 사정액이라 할 수는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방광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오르가슴을 느낄 때 심한 자극으로 소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사정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사정을 하는 여자가 더 큰 만족을 느낄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포르노비디오에서 여자가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 소변보는 것을 마치 사정을 하는 것처럼 과장해서 왜곡되게 연출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도 성관계를 할 때 여자를 사정하게 해야겠다고 집착하는 남자들이 있다. 하지만 사정을 하는 여자들은 극히 일부이고 여자사정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요도를 통해 나오는 소변이다. 또 사정을 한다 하더라도 여자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워하기보다 민망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성생활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여자사정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