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 관계의 마침표는 어디에 찍어야 할까? 남성 사정을 관계의 끝으로 보는 시각이 많긴 하지만, 이는 그리 올바른 생각은 아니다.

관계를 남녀간 사랑의 행위이자,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성욕을 인정한다면 남자의 사정을 관계의 종결로  보는 시각은 수정돼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관계는 남자나 여자 모두 만족(오르가 슴)을 느끼는 것이라는 생각에는 모두 동의한다.

다만 생각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세상사가 그러하 듯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좀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관계의 엔딩을 남자의 사정으로 보는 시각은 포르노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그나마 나아지긴 했지만, 요즘 30대 이상 연령대의 남성들은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

대개 친구들이나 선배들에게 주워듣거나 도색잡지를 통해 듣는 경우가 고작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르노는 상당히 효과적인(?) 성의 교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 볼 때는 포르노에서 주로 써먹는 과장되고 억지스런 연출이 눈에 보이지만,당시에는 그것이 관계 그 자체였던 셈이다.

포르노의 엔딩샷은 백이면 백 남성의 사정이요, 동시에 질내 사정도 아니고 질외 사정이다. 게다가 배위  혹은 엉덩이에 사정하는 것만이 아니라,여자의 얼굴에 사정하는 것이 정석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보다 더 심하게 묘사할 정도로 포르노의 엔딩샷인 남성의 사정 장면은 아주 가학적으로 묘사되기 일쑤다.

이러한 가학적인 사정 샷은 남성들의 가학적인 욕구를 대리만족시키거나 그러한 욕구를 충동질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포르노 나름대로는 사정 샷을 엔딩으로 할 수밖에 없는 나름의 고충도 있다.

즉 남녀간 관계의 막바지를 표현할 남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남성들의 경우 시각적인 자극에 약한 만큼 비주얼한 적절 장면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여기에 남성들의 사정이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경우 신음소리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데다, 워낙 포르노 여배우들의 경우 과장된 신음소리를 내는  만큼 강약 조절만으로 표현 한다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될수도 없다.

결국 관계의 절정감을 제 3자가 느끼게 하기 가장 좋은 소재는 남성들의 사정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나름대로의 속사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 서 포르노의 엔딩을 실제 관계의 엔딩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자, 상대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행위다.

앞서 말했듯이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도 만족감을 느끼는 엔딩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설사 남성 자신은 사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여성이 만족을 못했다면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관계할 때 남자가 사정을 해버리면 남성은 물론 여성들도 맥이 빠지긴 한다. 그러나 여성들을 더욱 맥 빠지게 하는 것은 사정 해 버렸다고 자기 뒤처리에만 급급해하는 남성의 행동이다.

대개의 남성들은 자신이 사정을 하고 나면 그대로 뻗어 버리거나 이로써 관계는 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여성을 배려하지 않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행동이다.

‘바람난 가족’에서 묘사된 바 있지만, 관계가 끝난 후 자위로 아쉬움을 달랜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비록 남성의 사정이 끝났다고 하더라도‘후희’에 좀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전희에는 신경을 쓰지만, 전희만큼 후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행복한 관계란 남성과 여성이 모두 만족하는 관계일 것 이다. 이는 남성의 피스톤 운동을 오래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아닌 듯 하다.

자기만족만이 아니라 상대의 만족을 위해 무던히 애를 쓰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하겠다.